2025년 패션계의 큰 반전, 못생긴 신발이 힙한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유
한때 ‘가장 못생긴 신발’이라는 조롱을 받아온 비브람 파이브핑거스(Vibram FiveFingers)가 2025년 여름,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전례 없는 부활을 맞이하고 있다. 발가락 하나하나를 감싸는 독특한 디자인은 ‘발가락 콘돔’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지만, 이게 오히려 Z세대와 SNS를 타고 새로운 미학으로 자리 잡으며 ‘패션 아이콘’으로 재탄생하는 중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못생김’이 오히려 강력한 개성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왔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못생겨서 더 매력 있다’는 새 미학의 탄생
2006년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비브람이 맨발 러닝족을 위해 개발한 FiveFingers는 기능성 중심의 신발이었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기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최악의 패션 아이템’이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셀럽들이 착용해도 ‘조롱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2025년 여름, 상황은 급반전됐다. 틱톡에서는 “웃기니까 산다”는 소비 심리가 확산되며, 이 이상한 신발이 새로운 패션 코드로 재해석되고 있다. 리셀 플랫폼 디팝(Depop)에서는 ‘barefoot toe shoes’ 검색량이 전년 대비 205% 폭증했고, FiveFingers 관련 검색은 296% 급등했다. 시장 반응도 폭발적이다. 인기 제품은 정가의 2~3배까지 리셀되며, ‘기괴한 패션’이 ‘유행하는 문화’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셀럽들의 착용과 SNS 확산, ‘패션 아이콘’으로 부상
이 트렌드의 핵심에는 셀럽의 힘이 있다.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해 모델 팔로마 엘세서(Paloma Elsesser), 래퍼 도에치(Doechii) 등 글로벌 트렌드세터들이 연이어 착용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패션 인플루언서 @daisypyo, @melinaft는 “너무 귀엽고 페미닌하다”며 FiveFingers를 칭찬하는 콘텐츠를 쏟아내며, ‘못생김’이 ‘멋짐’으로 바뀌는 순간을 연출했다. 이들은 기존 미(美) 중심의 패션 공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하철에서 저 신발 보면 토할 것 같다”는 반응과 “신을 때마다 주변 심리치료하는 느낌”이라는 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괴함과 유머, 기능성, 희소성이 결합된 이 신발은 오히려 ‘패션 담론’을 확장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
‘발가락 르네상스’와 신개념 미학, 그리고 새로운 소비 방식
FiveFingers의 역주행은 밈 소비를 넘어, 신개념 미학과 소비 가치의 변화가 함께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Maison Margiela의 타비 부츠, Nike의 에어 리프트, Balenciaga와 크록스의 협업 등과 함께 ‘발가락 르네상스(Footnaissance)’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신발 트렌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못생김’을 뛰어넘어, Z세대가 주도하는 기능성 기반의 실험적 패션 소비 흐름을 반영한다. “못생겨서 오히려 멋있다”, “실용성 자체가 미학”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브랜드들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결국, 이 변화는 ‘유행’을 넘어 ‘문화적 저항’과 ‘개성 표현’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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